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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국민 담화에서 담화가 과연 '대화'라는 뜻일까? by 운향목

많은 분들이 대국민 담화를 한다고 해놓고 발표만 하고 사라진다며 비꼬는데, 저도 비꼬아 보려고 자료를 찾다가 의외의 것들을 발견해서 이렇게 포스팅을 해 봅니다.


담화라는걸 네이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참으로 웃깁니다.

담화 談話 [명사]

1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음.
담화를 나누다
그들의 담화는 밤늦도록 계속되었다.

2 한 단체나 공적인 자리에 있는 사람이 어떤 문제에 대한 견해나 태도를 밝히는 말.
특별 담화
내일 대통령의 담화가 발표될 예정이다.

3 (언어) 둘 이상의 문장이 연속되어 이루어지는 말의 단위.




아. 이 담화라는 말이
높으신 분들에게 쓰일때는 뜻이 틀려지는군요.

담화를 나누는게 아니라 담화를 발표하는군요.

우리가 뭔가 크게 잘못알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담화의 한자를 살펴보죠
談(말씀 담)
話(말씀, 말할 담)

말씀을 말하다?

정확한 뜻을 알아보기 위해 집에 있는 동아 현대활용옥편 개정증보 제 3판(제 3쇄)을 꺼냈습니다.


말씀 담
英 : converse


말할 화
英 : talk

그리고 이 옥편에서는 담화에 대한 뜻을 이렇게 써두었군요.
[談話 담화] ㉠어떤 일에 대한 의견이나 태도를 밝히는 말 ㉡서로 주고받는 이야기


오호.

담화라는게, 대화라는 의미의 단어가 아니라 '동사에 따라 의미가 변하는' 단어였습니다.

다시말해,

'담화'를 목적어로 두고
담화를 나누다. 라고 쓰면 Talking 혹은 Converse의 의미가 되고

담화를 발표하다. 라고 쓰면, 그저 하나의 발표를 하기위한 '주장'일 뿐입니다.


객관성을 위해 사전 하나를 더 보겠습니다.
민중서림 출판사의 엣센스 국어사전 제 4판(제 6쇄)을 살펴봤습니다.

담화【談話】①이야기. ②한 단체나 개인이 어떤 사물에 대해 그의 의견이나 태도를 분명히 하기 위해 하는말.




이쯤되면 분명해졌죠?

담화의 뜻에 이야기(대화)와 발표(주장)의 두 뜻이 공존하고 있고, 현대국어에서는 그 두가지 뜻의 우위가 없는 듯 합니다.

결국 우리 일반 사람이 일반적인 상황에서 '담화를 나누다', 혹은 '담화하다' 라고 표현한다면, 그것은 대화를 하다라는 뜻이 되지만
특정 인물이 '주장'을 하기위해 '담화를 발표한다'면 그것은 대화가 아니라 일방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는 뜻이 되어버립니다.

그러므로 우리 대통령 각하가 하는 것은 '담화'하는게 아니라 담화를 '발표'하시는 것이니, 다들 정확히 알고 까자구요.
물론 '국민과의 대화' 에서도 별로 대화한거 같지는 않지만요






몇가지를 추가해보면서 이 글을 마치겠습니다.



담화하다
[동사]『(…과)』{‘…과’가 나타나지 않을 때는 여럿임을 뜻하는 말이 주어로 온다} ⇒담화.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날이 새는 줄 모르고 담화하였다.
교정에는 대학생 몇몇이 모여 담화하고 있었다.

담화라는 단어가 한국어에서 동사로 쓰일때는 뜻이 '대화하다'라는 의미로 쓰이게 되는군요.


그래서 중국어를 살펴봤습니다.
네이버 중국어 사전에는 이렇게 나오는군요

담화(談話)
1.[명사] 谈话。
正在谈话。 담화 중이다.
2.[명사] 谈话。
总统对时局发表谈话。 대통령이 현 시국에 대한 담화를 발표하다.
3.[명사] 话语。口语。
口语语法。 담화 문법.


오오. 재미있는 결과입니다.
중국어에서도 두가지 의미를 동시에 쓰는군요. 다만 동사형은 없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반전이 있습니다.
아래에 펼칠 것은 '중국어 간체'로 찾아본 '담화'의 네이버 중국어 사전의 결과물 입니다.

谈话
[ tánhuà ]
1.[동사] 이야기하다.
他正在和老师谈话。 그는 지금 막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동사] 담화하다.
调查组找他谈话。 조사팀은 그를 찾아 담화하였다.
3.[명사] (정치성을 띤) 담화.


...!!

동사로군요
'이야기 하다'라는 뜻의 동사
3번의 뜻은 명사로 사용 되었는데, 그제서야 정치성이라는 부분이 들어가는군요.


아하.
이놈은 결국 기본적으로 동사이고, 명사적인 용법으로 쓰일 때 정치적인 성향이 들어가게 되는 것이군요.

그러니까


만약 TV에서
대통령 각하(전하)의 담화가 발표될 예정입니다.
라고 하면
그냥

아. 걍 TV에 나와서 한번 주절말씀 하시고 말겠구나. 하고 생각 하시면 됩니다.





마지막으로 漢漢사전에 나와있는 뜻을 보면서 마치겠습니다.
(출처 : http://www.nciku.cn/linwh1984/vocabview?vocabID=59418&vocabEntryID=470525&query=%E8%B0%88%E8%AF%9D)

谈话 [tán huà]

1. 名词 conversation
2. a private 私人谈话(해석 : 사적인 이야기)

[사실 이게 진짜 반전]





결론 : 그냥 담화 하지 말고 세종시 국민투표 하시죠. 자꾸 안되는거 설득하려고 하지 말란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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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2009/11/03 23:25 # 삭제 답글

    전에 어떤 개새끼가 정부 부처내 기자실 폐쇄하지 않았었나요^^?

    정말 소통 불능 문제네요
  • Earthy 2009/11/03 23:27 #

    기사를 직접 안 찾고, 정부 발표만 듣고 앵무새마냥 따라하는 잉여 색히들만 있는 곳이라면...
    폐쇄해도 무방한 것 같지 않음?
  • 운향목 2009/11/03 23:37 #

    사실 기자도 싫어요-ㅅ-;;
  • ㅇㅇㅇ 2009/11/03 23:27 # 삭제 답글

    正在谈话

    이 때의 담화는 동사인데
  • 운향목 2009/11/03 23:38 #

    명사라고 안했슴 ㅋ
    좀더 정확한 해석은 '사적으로 대화하다' 정도이려나요
  • 怪人 2009/11/03 23:54 # 답글

    결국 "너희들 듣던 말던 나는 내 할말만 하고 가겠다" 군요.
    [..........그런데 할말만 하고 가는 사람이 공직(公職)에 있다는 것이 문제......]
  • 운향목 2009/11/04 00:14 #

    그게 결론임둥 :D
  • 霧影 2009/11/04 01:19 # 답글

    우와, 뭘 생각하든 앞을 내다보는 보수파의 센스(어라?)에 절망했다!(뭐지)

    이동네 민주주의는 어느센가 개밥이 되어있는 기분이야.
  • 운향목 2009/11/04 12:40 #

    어라. 우리집 강아지들이 먹고있는게 그거였나 [..]
  • 세인 2009/11/04 03:06 # 답글

    이번 정부에게 소통[혹은 대화]를 기대하셨다면 진겁니다.......
  • 운향목 2009/11/04 12:41 #

    ...이미 10전 10패라 더 이길 기력이 없습니다 ㅇ<-<
    그냥 진채로 임기 끝날때까지 기다려야...
  • 건전청년 2009/11/11 23:36 # 답글

    높으신 분들이니까 걍 패스 ㅇㅇ(...)

    아 망했어요
  • 운향목 2009/11/12 01:12 #

    좆ㅋ망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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